손주 돌보다 무너진 어깨...육아 멈추고 치료에 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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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생식 김미자 기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하지만 요새 한국 실정에 대입하자면 이 속담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건강한 조부모님이 필요하다'고 바꾸는 게 더 적절하다.
맞벌이가 일상이 되고 보육시설은 부족한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친정 어머니나 시어머니가 대신 키워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황혼육아 중인 고령층의 주당 양육시간이 약 40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장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노동이다.
은퇴한 조부모가 손주를 양육하며 용돈벌이를 하고 아이는 친지들 손에 안전하게 클 수 있다는 점은 모두에게 윈-윈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이미 대부분 60대를 넘어선 대부분의 '양육 조부모'들은 신체능력이 젊은 사람들과 같지 않기에 육아 과정에서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어깨 관절염'이다. 아이를 왼팔로 안은 채 오른손으로 분유를 먹이는 등 육아 과정에서 아이를 계속 안고 돌보다보면 아이의 체중이 고스란히 한 쪽 어깨에 집중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면 어깨 연골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게 되며 더 나아가 연골 주변으로 염증과 통증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이런 문제를 그저 '늙어서 생기는 문제이거니' 생각하고 방치하기 쉽다.
광명 연세훈정형외과 성창훈 대표원장은 "어깨 관절염은 무릎 관절염처럼 갑자기 통증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수개월 혹은 수년 전부터 이어지던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천천히 찾아 오기에 방치하다가 갑자기 어깨 관절이 움직이지 않는 등 큰 후폭풍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어깨 관절염은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엄청난 통증을 동반한다. 혼자서 옷의 지퍼나 단추를 채우지 못하기도 하는 등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육아는 커녕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어깨 관절염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성창훈 대표원장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의 비수술 치료법으로 회복할 수 있지만 비수술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고 힘줄 파열로 마비 증상이 나타나거나 관절염 말기일 경우에는 인고관절치환술 등의 어깨 수술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원장은 "아이가 아무리 예쁘고 소중해도 본인 몸이 건강해야 오래 돌볼 수 있다"며 "아이를 안을 때는 아기 때를 사용해 무게를 고르게 분상시키고 또 통증이 발생하거나 어깨에 문제가 생겼다면 심하다면 잠시 육아를 멈추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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