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불만족스러운 결혼생활, 치매 위험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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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생식 김미자 기자] 인간관계와 상호작용은 인지건강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 상태의 대표적인 사회적 결정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배우자와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는 노년기, 결혼 만족도는 노인의 인지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7일 고려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팀(제2저자: 권근영 보건정책관리학부/보건과학과 학석연계과정)은 한국고용정보원이 2006년부터 수집한 고령화연구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노인의 결혼 만족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개인의 특성 및 다양한 사회 환경적 요인과 같이 관찰되지 않은 교란 요인을 제거하는 분석 방법을 활용했고, 인지기능의 대표적 지표인 한국판 인지기능검사(K-MMSE) 결과를 사용하여 연구 결과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였다.
분석 결과, 낮은 결혼 만족도를 경험하는 노인일수록 인지기능이 낮아지거나 낮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이 만성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동하여 일상적인 정보 처리 작업과 관련된 작업 기억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결혼 만족도가 낮은 노인은 흡연과 지나친 음주 등 인지건강에 해로운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으며, 여가 및 사교 활동 등 인지적 자극을 동반하는 경험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결혼 만족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과 기존 인지기능 정도에 따라 매우 다르다는 점을 밝혀냈다. 먼저 결혼 만족도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는 여성 노인에 비해 남성 노인이 약 2배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년기 남성의 급격한 사회적 관계 약화 및 단절로 인한 아내에 대한 정서적 의존도 증가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남성 노인의 경우, 기존 인지기능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결혼 만족도의 효과가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신 저자이자 제1저자인 김진호 고려대 교수는 “노년기 결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정책적 개입은 노인의 치매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결혼 만족도 제고 전략은 남성 노인에게, 특히 인지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는 남성 치매위험군에게, 특별히 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인의 인지건강을 증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대책을 모색함에 있어 노인 개개인의 특성을 가능한 세밀하게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노년학회(The Gerontological Society of America) 대표 학술지이자 노인학 분야 저명 학술지 ‘Innovation in Aging’에 7월 26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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